지난 1월, 한 TV 프로그램에서 박성준 역술인이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관악산을 가라"고 말한 이후, MZ세대 사이에서 관악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 등산의 과학적 효과를 확인하고, 맛집 & 도시락 레시피를 준비하고, 등산 코스와 준비물까지 챙겼다면, 이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입니다. 정상에서 인증샷 한 장 찍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 어떤 때는 100m가 넘는 줄이 늘어서기도 합니다. 오늘은 '운기(運氣) 잡으러' 떠난 MZ세대들의 좌충우돌 관악산 등반기를 소개합니다. 추천 리스트 게시판에서 등산 필수 아이템도 확인해보세요.
지난 8일 낮 12시, 경기 과천시 관악산 연주대 정상. 바위 위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줄 길이는 50m가 넘었고, 가장 좋은 구도를 잡겠다며 1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지나가려는 등산객이 뒤섞이면서 정상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죠.
직장인 강모(27)씨는 "이직 준비 중인데 관악산에 오르면 막힌 운이 뚫린다는 얘기를 듣고 일요일 아침부터 올라왔다"며, "그런데 정상에서 인증샷 찍으려고 40분 동안 기다렸다. 놀이공원도 아니고 웨이팅이라니,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SNS에는 '관악산 최신 근황'이라는 제목의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는데, 등산객들이 기차놀이를 하는 것처럼 산을 오르는 모습을 담아낸 사진과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 한 네티즌은 "산이 이렇게 사람으로 가득찰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명절 기차역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는 1~2분 간격으로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등산객 수십 명이 내렸습니다. 특히 20·30대 등산객이 눈에 띄게 많았는데, 물병 대신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등산로에 들어서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등산 스틱이나 전문 등산화 대신 운동화와 플리스 재킷 등 가벼운 차림이 대다수였죠.
대학생 이모(23)씨는 "산을 오른 경험이 거의 없는데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 등산에 도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초보 등산객'이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겨울 동안 내린 눈이 완전히 녹지 않은 탓에 등산로에는 미끄러운 구간이 남아 있었고,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등산객이 1분에 한 명꼴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예 바위를 기어 올라가거나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등산객은 "올라오는 건 어떻게 올라왔는데 길이 미끄러워 내려가는 게 더 무서울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관악산을 세 번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퍼지면서, '리피터(재방문객)'도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이미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이 "운이 트이는 것 같다"며 다시 찾는 경우가 생긴 거죠.
직장인 김모(32)씨는 "2주 전에 친구들과 처음 왔는데, 집에 가니까 기분이 이상할 정도로 개운했다"며 "마침 고민이 있었는데 그게 해결되는 것 같아서 오늘 혼자 다시 왔다"고 말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이제 관악산 순례자가 생겼다", "관악산 교회인가"라는 농담도 나옵니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의 블로그 언급량에서도 관악산 관련 블로그 언급이 방송 직후 2주 만에 1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네이버 검색 지수도 방송 이후 일주일 만에 최고점인 100을 기록했습니다. 당근 등산 모임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18%나 급증했죠 .
관악산 열풍이 불면서 편의시설 부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부터 정상까지 화장실이 모두 공사 중이어서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등산객 A씨는 "관악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편의시설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 등산객은 "올라오면서 화장실이 없어서 당황했다. 하는 수 없이 나무 뒤에서 해결했다"며 황당한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나무 뒤에서 볼일 보다가 곰 나올라", "진짜 아찔한 비상이네"라며 폭소했습니다.
또 다른 등산객은 "화장실 공사 중인 건 알겠는데, 입구에라도 간이화장실을 좀 설치해줬으면 좋겠다"며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악산 열풍을 단순한 유행 이상으로 분석합니다. 한국의 온라인 역술·타로·심리 상담 시장이 불확실성 확대와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유튜브·모바일 앱·메신저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카카오톡에서는 '사주', '운세' 관련 오픈채팅과 채널이 수백개 검색되고, 유튜브에는 수십만 구독자를 가진 타로·무속 채널들이 누적 수천만뷰를 기록하며 젊은 세대의 '놀이로서의 소비'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역술가의 관악산 발언은 단순한 "미신 권유"가 아니라, 이미 거대한 디지털 역술·불안 산업 위에서 움직이는 하나의 '오프라인 확장형 이벤트'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TV 클립, 유튜브 브이로그, 인스타그램 릴스로 이어지는 2차·3차 콘텐츠 생산 구조 속에서 '운이 안 풀리면 관악산 연주대 가라'는 문장은 일종의 짧은 해시태그 문구처럼 소비되고 있는 셈입니다.
관악산 열풍은 단순히 '미신을 믿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MZ세대가 자연 속에서 위안을 찾고, 동시에 SNS라는 놀이터에서 함께 즐길 거리를 만들어낸 현상에 가깝습니다. '운이 트인다'는 이야기는 하나의 재미있는 콘셉트일 뿐, 진짜는 함께 산을 오르고, 힘들게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서울의 전경, 그리고 그 순간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경험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미끄러운 등산로에, 인파까지 몰리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젠 준비하고, 충분한 물 챙기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오늘의 이 열풍이 '웃픈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고, 건강한 등산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혹시 여러분도 관악산 다녀오셨나요? 아니면 다녀올 계획이신가요? 인증샷 대기 시간, 미끄러운 등산로, 화장실 대란 등 생생한 경험담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추천 리스트 게시판에서 안전한 등산을 위한 필수 아이템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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