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에 미친 집단…나도 모르게 빠진 밀당 당뇨 환자 모임 참석기

02.07 22:40

혈당 관리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터넷 커뮤니티와 모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한 오프라인 모임, 이름하여 **'저탄 고수 모임'**. "고수분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그곳은 상상 그 이상의 '밀당'(밀가루·당분 싸움) 현장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현장에서 목격한 기억에 남는 3가지 코믹한 순간과,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강한 혈당 관리의 본질을 공유합니다.


회의실처럼 생긴 곳에 다양한 사람들이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한 사람은 손을 들고 있다.

모임은 진지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진지했죠.

1. "이 과일에는 당분 12.3g, 저 과일에는 11.7g!" : 숫자 전쟁의 시작

모임이 시작되자마자 벌어진 첫 번째 논쟁은 사과와 배, 어느 것이 더 '안전'한가였습니다. 한 분은 정확한 당 함량 수치를 들먹이며 사과를 적극 옹호했고, 다른 분은 글리세믹 지수(GI)를 근거로 배를 밀었습니다. 분위기는 마치 국가적 중대사 토론회 같았고, 제가 중얼거린 "둘 다 조금씩 먹으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은 그 자리에서 '타협할 수 없는 원칙 문제'라는 일침과 함께 묻혀버렸습니다. 혈당 관리가 이렇게까지 숫자와의 전쟁이 되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현장 후기]
결국 그 자리에 있던 한 의사 선생님 겸 회원이 "과일 한 조각이 문제가 아니라, 과일을 먹은 뒤 앉아만 있느냐,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정리해주셨습니다. 모든 눈이 그 분에게 쏠렸지만, 여전히 일부 분들의 눈에서는 '그래도 숫자가 더 정확한데...'라는 아쉬움이 읽혔습니다.

저울과 계산기는 이 모임의 필수품이었습니다.

2. "저녁 7시 01분에 먹었으니, 이건 폭식입니다!" : 시간의 압박

두 번째 에피소드는 식사 시간을 두고 벌어진 초 단위의 다툼에서 시작했습니다. 한 회원이 저녁 식사를 7시 1분에 시작한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스스로를 '폭식자'로 규탄하며 자조하는 것이었습니다. 규칙은 분명 중요하지만, 1분이라는 시간이 건강에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고 믿는 모습에 저는 웃음을 참는 게 힘들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내일부터는 다시 정각에 먹으면 된다", "다음엔 알람을 맞추려무나" 등의 위로(?)가 이어졌습니다.


[현장 후기]
저는 용기를 내어 "선생님, 그 1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게 혈당에 더 안 좋지 않을까요?"라고 여쭤봤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나이가 지긋한 회장님께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맞소. 혈당은 수치만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함께 봐야 하는 법이지."** 그 말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에 식사 시간을 기록하는 분들의 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3. "이 빵, 구름으로 만든 겁니다!" : 대체식품 마케팅의 극한

휴식 시간, 한 회원이 자랑스럽게 꺼낸 것은 '구름 빵'이었습니다. 주원료는 달걀흰자와 설탕 대체감미료. "탄수화물이 거의 zero에 가깝습니다!"라고 소개하며 나눠주는 빵을 받아들었는데, 그 식감은 말 그대로 씹는 구름이었습니다. 맛은... '달걀흰자와 화학적 달콤함의 조화'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서는 "대박 발견!", "이제 빵 욕심 안 난다"는 반응이 쏟아졌지만, 제 머릿속에는 '이걸 먹으며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만 맴돌았습니다.


[현장 후기]
이 현장을 지켜보던 영양사 자격증을 가진 다른 회원이 조용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피해야 하는 것은 '진짜 음식'이 아니라, '진짜처럼 위장한 가공 식품'일 때가 많아요." 이 말이 그날 모임에서 들은 가장 현명한 조언 중 하나였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 건강한 선택일까요?

깨달음: 건강은 '균형'이지 '전쟁'이 아니다

이 모임을 다녀온 후, 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혈당 관리는 탄수화물과의 전쟁이 아니라, 내 몸과의 화해와 균형 찾기라는 것을요. 숫자와 규칙에만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라는 더 큰 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과일 한 조각도 죄책감 없이 즐기고, 식사 시간이 10분 정도 어긋나도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체적인 식사의 균형(앞서 소개한 건강·식이요법 및 요리 게시판의 원칙)꾸준한 신체 활동(생활정보 게시판에서 언급한 신호 체크법)에 더 집중합니다. 그 결과, 혈당 수치는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답니다.


그 모임은 이제 나가지 않지만, 그 경험은 저에게 건강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선물해준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만약 비슷한 '밀당 전쟁'의 현장에 마주한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웃음을 잃지 말고 '진짜 건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웃음과 함께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면, 다음 추천 리스트 게시판에서는 '‘당뇨 전단계’가 꼭 봐야 할 유튜브 채널 3선, 과학적 정보부터 실천법까지'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군중과 극단적 정보가 아닌, 과학에 기반한 현명한 정보를 찾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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